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隔中見月(격중견월) 한시여정(漢詩旅程)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1570-1652) 겹친 벽과 높은 담으로 사방을 가렸으니 닭이나 개소리 몰래 듣고 어둡고 밝은 줄 알겠네 한밤중에 틈 사이 빛을 찾아 향하니 달빛은 다정하게 사람을 등지지 않는구나 重壁高牆隔四隣(중벽고장격사린) 暗聞鷄犬認昏晨(암문개견인혼신) 中宵試向容光處(중소시향용광처) 月色多情不負人(월색다정불부인) ※ 容光(용광): 작은 틈 사이로 들어오는 빛 2023. 2. 4.
幽居(유거) 한시여정(漢詩旅程) 韋應物(위응물, 797-804, 경조 장안(京兆 長安) 출생) 신분의 귀천이 비록 같지 않더라도 절의 바깥문을 나서면 모두 일을 운영하네 홀로 지위나 재산 등에 매이지 않고 이 유거의 심정을 따르고 있네 보슬보슬 이슬비는 지난밤부터 내리고 있고 봄풀은 얼마나 돋아났는지 알 수 없네 청산은 갑자기 이미 새벽이고 작은 새들이 집 둘레에서 지저귀네 때로는 도인의 짝이 되기도 하고 혹여 나무꾼을 따라 가기도 하네 둔하고 미숙하여도 스스로 알아서 편안하니 누가 세상 영화 엷다 말하리오 貴賤雖異等(귀천수이등) 山門皆有營(산문개유영) 獨無外物牽(독무외물견) 遂此幽居情(수차유거정) 微雨夜來過(미우야래과) 不知春草生(부지춘초생) 靑山忽已曙(청산홀이서) 鳥雀繞舍鳴(조작요사명) 時與道人偶(시여도인우) 或.. 2023. 2. 4.
秋夜寄丘二十二員外(추야기구이십이원외) 한시여정(漢詩旅程) 韋應物(위응물, 797-804, 경조 장안(京兆 長安) 출생) 그대를 생각함에 마침 가을밤이라고 산책하며 거리는데 서늘한 하늘 아래 읊조리네 인적이 드문 산에 솔방울 떨어지고 조용히 사는 그대는 응당 잠 못 이루겠지요. 懷君屬秋夜(회군속추야) ​散步詠涼天(산보영량천)。 空山松子落(공산송자락) ​幽人應未眠(유인응미면)。 ※ 丘二十二(구이십이) : 구씨의 형제 중 22번째 사람 ※ 員外(원외) : 관직 이름 2023. 2. 4.
玉階怨(옥계원) 한시여정(漢詩旅程) 謝朓(사조, 464~499, 字는 玄暉) 저녁 무렵 궁전에는 주렴이 내려지고 흐르는 반딧불이 날다가 다시 쉬네 기나긴 밤 비단 옷 바느질하고 임 그리는 마음은 이리 끝이 있으리 夕殿下珠簾(석전하주렴) 流螢飛復息(류형비부식) 長夜縫羅衣(장야봉라의) 思君此何極(사군차하극) 2023. 2. 2.
昭君怨(소군원) 三首(삼수) 한시여정(漢詩旅程) 東方虯(동방규, 당대 시인) 其一 한(漢)나라는 초에는 한창 융성했고 나라에는 무신도 넉넉했다네 하필이면 복이 없고 사나운 팔자의 여인이 매우 고통스럽게 먼 곳까지 화친하러 가야 했는가 漢道初全盛(한도초전성) 朝廷足武臣(조정족무신) 何須薄命妾(하수박명첩) 辛苦遠和親(신고원화친) 其二 우는 얼굴을 가리고 단봉성을 떠나며 슬픔을 삼키며 백룡퇴로 향하는구나 선우(單于)가 놀라 매우 기뻐함을 감추지 않고 다시는 옛 시절의 얼굴이 아니었다네 掩涕辭丹鳳(엄체사단봉) 銜悲向白龍(함비향백롱) 單于浪驚喜(선우랑경희) 無復舊時容(무복구시용 ) ※ 단봉성(丹鳳城): 황제가 사는 경성(京城) 백룡퇴(白龍堆): 신강성(新疆省)의 천산남로(天山南路)에 있는 사막 선우(單于): 흉노(匈奴)가 그들의 군주나 추장.. 2023. 2. 2.
동목(冬木) 한시여정(漢詩旅程) 皓石(호석) 권오채 한 나무가 홀로 서 있고 눈송이 더욱 흩날리며 내리네 한겨울에 의지할 나무도 없어 멍하니 홀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네 壹木孤立著(일목고립저) 雪花落揚更(설화락양갱) 盛冬無依樹(성동무의수) 獨看落雪茫(독간락설망) ※ 盛冬(성동): 한겨울 2023. 2. 1.
詠笠(영립) 한시여정(漢詩旅程) 怡溟 金炳淵(이명 김병연, 김삿갓, 1807~1863)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고 한번 썼다가 사십 년을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복장으로 들판 송아지를 따라가고 어부 어르신은 본래 (삿갓)모습으로 모래 위 갈매기를 따라가네 취기가 오면 (삿갓을)벗어 걸고 꽃나무를 구경하고 흥이나면 (삿갓을)끌고 오르며 달 비친 누각에서 가지고 노네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면치레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 쳐도 홀로 걱정이 없네 浮浮我笠等虛舟(부부아립등허주) 一着平生四十秋(일착평생사십추) 牧竪輕裝隨野犢(목수경장수야독) 漁翁本色伴沙鷗(어옹본색반사구) 醉來脫掛看花樹(취래탈괘간화수) 興到携登翫月樓(흥도휴등완월루) 俗子依冠皆外飾(속자의관개외식) 滿天風雨獨無愁(만천풍우독무수) 2023. 2. 1.
雪(설) 한시여정(漢詩旅程) 怡溟 金炳淵(이명 김병연, 김삿갓, 1807~1863) 옥황상제가 죽었는가 임금님이 죽었는가 온 나무와 청산도 모두가 상복을 입었네. 내일 만약 해가 조문을 온다면 집집마다 처마 앞에 눈물이 떨어지겠네. ​ 天皇崩乎人皇崩(천황붕호인황붕) 萬樹靑山皆被服(만수청산개피복) 明日若使陽來弔(명일약사양래조) 家家檐前淚滴滴(가가첨전누적적) 2023. 1. 31.
文章對稱(문장대칭) 한시여정(漢詩旅程) 皓石(호석) 권오채 눈길을 눈으로 덮으니 눈길이 눈이 되고 운무를 구름으로 덮으니 운무가 구름이 되네 음악을 소리로 듣으니 음악이 소리가 되고 언쟁을 말로 행하니 언쟁이 말이 되네 금전을 금으로 갚으니 금전이 금이 되고 문장을 글로 논하니 문장이 글이 되네 심경을 마음으로 전하니 심경이 마음이 되고 인간을 사람이 가르치니 인간이 사람이 되네 雪路雪蓋雪路雪(설로설개설로설) 雲霧雲混雲霧雲(운무운개운무운) 音樂音听音樂音(음악음은음악음) 言爭言行言爭言(언쟁언행언쟁언) 金錢金償金錢金(금전금상금전금) 文章文論文章文(문장문논문장문) 心境心傳心境心(심경심전심경심) 人間人敎人間人(인간인교인간인)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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