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여정(漢詩旅程)
劉廷芝(유정지 또는 劉希夷(유희이), 651~678)
낙양성 동쪽의 복숭아꽃 오얏나무꽃
오고 가며 날려서 누군가의 집에 지겠는가
낙양의 처자는 얼굴빛을 소중히 하기에
다니다가 지는 꽃 마주하며 길게 탄식하네
금년에 지는 꽃 따라 얼굴빛 달라지고
내년에 꽃이 피면 누가 여기 남아 있으련가
이미 보았듯이 소나무와 잣나무는 땔감이 되려 하고
다시 듣었듯이 뽕밭이 변하여 바다를 이뤘다네
옛 사람은 낙양성 동쪽에 있지 아니하고
지금 사람이 떨어지는 꽃바람을 맞이하고 있네
해마다 해마다 꽃은 서로 같은데
해마다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아니하네
말을 전하니 온전히 왕성한 붉고 윤기난 얼굴의 젊은이여
반쯤 죽은 백발의 노인을 가엾게 여기시게
이 늙은 백발의 머리는 참으로 가엾고
그 옛날엔 붉고 윤이 나는 얼굴의 미소년이었다네
왕공 지위 자손은 한창 꽃핀 나무 아래에 있고
낙화 앞에서 맑은 노래하고 춤을 잘 추고 있네
비단으로 수놓은 광록대부 못가 정원에서도
신선의 그림을 그린 장군의 누각에도 있었네
하루 아침에 병들어 누으니 서로 안면도 없어지고
봄철 동안 놀며 즐긺을 누구 곁에 있는가
예쁘고 맵시있는 미인도 능히 얼마나 가겠으며
결국 잠깐사이 백발이 실처럼 흐트러 지고마네
무릇 예로부터 노래와 춤이 있었던 곳을 바라보며
오직 황혼에 새들만이 슬피울뿐이네
洛陽城東桃李花(낙양성동도리화)
飛來飛去落誰家(비래비거낙수가)
洛陽女兒惜顔色(낙양여아석안색)
行逢落花長歎息(행봉낙화장탄식)
今年花落顔色改(금년화락안색개)
明年花開復誰在(명년화개부수재)
已見松柏催爲薪(이견송백최위신)
更聞桑田變成海(갱문상전변성해)
古人無復洛城東(고인무복낙성동)
今人還對落花風(금인환대낙화풍)
年年歲歲花相似(년년세세화상사)
歲歲年年人不同(세세년년인부동)
寄言全盛紅顔子(기언전성홍안자)
應憐半死白頭翁(응련반사백두옹)
此翁白頭眞可憐(차옹백두진가련)
伊昔紅顔美少年(이석홍안미소년)
公子王孫芳樹下(공자왕손방수하)
淸歌妙舞落花前(청가묘무낙화전)
光祿池臺開錦綉(광록지대개금수)
將軍樓閣畵神仙(장군루각화신선)
一朝臥病無相識(일조와병무상식)
三春行樂在誰邊(삼춘행락재수변)
婉轉蛾眉能幾時(완전아미능기시)
須臾鶴髮亂如絲(수유학발난여사)
但看古來歌舞地(단간고래가무지)
惟有黃昏鳥雀悲(유유황혼조작비)
※ 更聞(갱문): 다시 들음.
※ 寄言(기언): 말을 전(傳)해 달라고 함
※ 紅顔(홍안): 붉고 윤색이 나는 얼굴
※ 伊昔(이석): 그 옛날.
※ 芳樹(방수): 한창 꽃이 피어 있는 나무
※ 光祿(광록): 중국 한나라 때의 벼슬
※ 三春(삼춘): 봄의 석 달 동안, 즉 맹춘(孟春)과 중춘(仲春)과 계춘(季春)
※ 蛾眉(아미): 가늘고 길게 곡선을 그린 고운 눈썹, 미인의 비유
※ 鶴髮(학발): 학의 깃처럼 흰 머리털, 노인(老人)의 백발(白髮)
※ 惟有(유유): 다만, 오직
※ 鳥雀(조작): 새와 참새. 또는 참새 따위 작은 새
'중국 한시(中國 漢詩) > 칠언배율(五言排律)' 카테고리의 다른 글
美人梳頭歌(미인소두가) 머리를 빗는 미녀의 노래 (31) | 2023.10.05 |
---|